위기 : 시대정신의 충돌
❚ 시대정신
언론에 ‘시대정신’이라는 단어가 가끔씩 등장한다. '자신이 이 시대정신에 가장 적합한 지도자'라는 둥. 이는 특정 시점의 화두로 등장한 가치기준으로써,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는, 한 시대의 흐름을 주도하는 정신 혹은 사상을 일컫는 말인 것 같다.
❚ 쇄국 & 개화
‘개화냐 쇄국이냐?’가 최고의 화두였던 시대가 있었다. 격랑의 국제정세 속에서 타의에 의한 개방은 마침내 이루어졌지만, ‘우물 안 개구리’처럼 갈 바를 못 찾고, 쇄국과 개화를 오갔던 풍전등화와 같았던 구한말의 모습! 이러한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 선교사가 입국하므로 우리는 세계와의 미숙한 소통을 시작하였다. 이 땅에 교회가 세워짐으로 하늘의 빗장도 열리게 되었다. 뒤이은 1907년 평양 대부흥 운동은 그 후에 찾아온 망국의 위기를 견딜 수 있는 힘을 제공하게 된다.
❚ 망국 & 독립
때늦은 개방과 지도층의 무능력은 결국 쓰라린 폐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었고, 이제는 ‘독립’이 새로운 시대정신이 되었다. 칠흑과 같았던 민족의 수난 속에서도 교회는 수많은 민족의 선각자들을 일으킴으로 어두움을 밝히는 한 줄기 빛이었다. 수많은 민초들과 독립 운동가들의 헌신과 희생, 그리고 외세가 가져다 준 해방은 우리에게 반쪽짜리의 감격과 기쁨이 될 수밖에 없었다.
❚ ‘이념과 체제’ 경쟁
준비 없이 맞은 해방은 좌우 이념분쟁 속에서 민족의 분열과 동족상잔이라는 위기로 이어졌고, 그 와중에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가 우리에게 자연스럽게 입혀지게 되었다.
❚ 가난과의 싸움
전쟁과 세계 최빈국의 처절한 가난으로 보리 고개를 맞던 우리에게 ‘우리도 한번 잘 살아보세!’가 모두의 노래였던 시절이 있었다. 운명과도 같았던 가난의 멍에를 벗어던지고자 시작했던 ‘새마을운동’과 ‘경제개발’이 새로운 시대정신이 되었다. 조국교회는 이때에도 배고픔과 노동현장의 그늘에서 지친 영혼들에게 안식처와 소망의 등불이었다.
❚ 민주화의 여정
피땀의 결과로 성취한 ‘한강의 기적’이라는 조국의 산업화 위에 어느덧 ‘민주화’가 시대정신이 되었다. 또한 산업화와 민주화에 동반한 한국교회의 부흥성장은 자연스럽게 해외선교사 파송의 급증으로 나타났고, 부강해진 국력을 바탕으로 국제개발 NGO들이 설립되므로 국제개발 지원활동이 활기를 띄게 되었다.
❚ 꽃피우는 시대정신 : 세계화
해외여행객 1,300만 명 시대, 개방으로 꽃피우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지금 우리보다 개방에 더 적극적인 나라가 어디에 있는가? 한일 월드컵대회 개최, 한국인 UN사무총장 연임, G20 서울정상회의, 동계올림픽 유치, 핵 안보정상회의 개최, 대기업들의 약진, 세계를 춤추게 하는 K-POP, ‘20-50 Club국’ 가입 등은 바야흐로 '동방의 등불' 시대가 도래했다할 만한 경천동지할 일들이다.
이러한 경사들은 새로운 도전과 기회로 다가오는데, 그것은 ‘재외국민보호대책’과 세계화 성취를 위한 안전핀, 바로 위기관리이다. 출·입국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자연재해, 전염병, 교통사고, 사기사건, 내란이나 폭동, 테러나 인질납치, 각종 강력범죄, 사건·사고 등의 내국인 피해 건수(2011년 4,458건, 해외공관 접수건)도 급증하는 위기상황에 대한 새로운 대책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재외국민 위기관리를 선점한 한국교회에게 새로운 역할과 사명이 기대되는 시점이다.
❚ 시대정신 혼돈과 충돌 : 내부적 위기
‘쇄국’과 ‘망국’, ‘이념분쟁’과 ‘전쟁’, ‘가난’과 ‘권위주의’ 등 수많은 도전들과의 숨 가쁘고 치열했던 싸움들이, 수많은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조차도 ‘모범국가’라고 평가하는 오늘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토대가 되었다!
우리는 단기간 동안 수많은 위기들을 경험했고, 시대정신으로 극복해 왔다. 각 시대정신은 그 당시의 최선책이었다. 따라서 시대정신은 모든 한국인에게 존중받아 마땅한 우리 자신의 자랑스러운 역사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입맛대로 시대정신을 좌단하는 것은 역사에 대한 무지와 모독이다. 시대정신 간의 가치판단과 우열논쟁은 무의미하다. 시대정신을 거스르는 것도 위기이지만, 시대정신의 충돌은 더 큰 내부적 위기이다.
'세계화'는 모든 세대의 시대정신이다.
“볼찌어다! 내가 세상 끝 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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