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단상] '불의 고리' 활성화?

  지난 4월 14일과 16일 일본 구마모토에서 규모 6.5와 7.3의 강진이 잇따라 발생하여 66명이 사망하였고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 연이어 4월 16일 에콰도르에서 규모 7.8의 강진이 발생하면서 일본과 에콰도르에서 31시간 간격으로 강력한 지진이 연달아 일어났다. 이를 두고 ‘불의 고리’가 활성화된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불의 고리'는 환태평양 조산대를 일컫는 말이다. 환태평양 조산대는 남극대륙의 파머 군도에서 시작해 남아메리카의 안데스 산맥, 북아메리카의 로키 산맥과 알래스카로 이어지고, 다시 알류샨 열도, 쿠릴 열도, 일본 열도를 거쳐 인도네시아, 통가 섬, 뉴질랜드로 연결된다. 총연장 길이가 4만km에 이르고, 인접한 화산의 수는 450개에 이르며, 전 세계 활화산•휴화산의 75%, 지진의 90% 이상이 이 지역에서 일어났다.
  1960년 칠레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9.5의 초강력 지진, 1964년 리히터 규모 9.2의 알래스카 대지진, 2004년 리히터 규모 9.1의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지진, 2010년 리히터 규모 8.8의 칠레 지진, 그리고 2011년 후쿠시마 연안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9.0의 동일본 대지진 등이 그 사례이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지난 100년간 발생한 지진 가운데 규모 면에서 상위 20위에 드는 지진 중 19건이 ‘불의 고리’ 지역에서 발생했다는 것이다. 특히 진원의 깊이가 300km 이상인 심발지진(深發地震)은 모두 이곳에서 일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환태평양 조산대에는 지진이나 화산활동 등의 지각변동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으며, 지질학적으로도 매우 불안정한 상태이다.
  리히터 규모 1.0 지진은 TNT(폭약) 60톤에 해당한다. 지진 규모가 1.0이 증가할 때마다 지진의 강도는 30배씩 증가한다. 리히터 규모 7.0 지진은 6.0보다 30배 강하지만, 리히터 규모 5.0보다는 900배 강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으로 리히터 규모 6.0~7.0 이상이면 강진으로 분류되며, 이 정도의 지진은 매년 평균 10회 내외로 발생하고 있다.
  대한민국도 지진의 안전지대는 아니다. 지진 관측을 시작한 1978년 이래 큰 지진은 없었지만 작은 지진은 해마다 평균 20차례 이상 발생하고 있다. 더욱이 한반도에서 지각활동이 활발한 활성단층이 부산에서 울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대지진은 우리로 무엇을 생각나게 하는가? 2015년 4월에 일어난 네팔 대지진에서 상담사역에 임했던 한 선교사의 고백이 아직도 귀에 맴돈다.
  “물질세계와 영적세계가 서로 연관이 있어서인지, 네팔 지진은 땅만 흔든 것이 아니라, 선교사들의 영혼도 마구 흔들어 버린 것을 알 수 있었다.”
  “또 큰 위기를 잘 감당하려고 온 힘을 소진하여 마음이 약할 대로 약해져서 자신을 제대로 추스를 수 없게 된 결과, 평소 눌러두었던 내면의 문제들이나 관계 어려움이 수면 위로 마구 떠올라와 도움이 필요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자신의 현재 모습은 어린 시절에 원인이 있었음을 이해하게 되었고, 모든 갈등의 뿌리를 직면하고 성숙한 자신으로 변화되기를 기도하는 기회가 되었다.” 
  성경은 세상 끝날 징조로 『처처에 기근과 지진이 있으리니(마24:7)』라고 기록한다. 앞으로도 고통스러운 지진은 처처에서 계속 일어나겠지만, 그 위기를 통로로 찾아오시는 주님을 만나는 모두가 되도록 은혜를 간구하자.

글 김진대 사무총장 (한국위기관리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