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인가? 소유인가? 사역인가?

김 진대 사무총장

사람은 존재하기에 소유하고 사역(일)한다. 

사람은 영원히 존재하지만, 소유와 사역은 한시적이다.

존재는 존재 자체로서 그 의미가 있지만,

소유와 사역은 존재를 위한 것일 때에만 참 의미가 있다.

그러나 범죄한 타락자로

지존자 앞에서 쫓겨난 실존자(失存者)인 사람은

자기 實存에 대한 혼돈과 공허를 느끼게 되며, 정체성의 위기를 직면하게 된다.

진정한 자기를 상실하고 우주적 미아로서의 자신을 느끼게 된다.

‘자기상실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영존자(永存者)로서의 존재감을 상실한 사람은

자기를 확인하고픈 욕망으로 세상에서 끝없이 대체물을 찾아 방황하게 되는데,

‘소유’에 대한 끝없는 욕망과 ‘사역(일)’에 대한 그칠 수 없는 집착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들은 먹음직도 하고, 보암 직도 하고, 지혜롭게 할 만큼 탐스럽기도 한,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들인데,

이것은 불행하게도 아버지께로 좇아 온 것이 아니요,

세상으로 좇아 온 것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는 것이다.

세상 역사는 정체성의 혼돈에 빠져 소유와 사역의 ‘제로 점’ 게임에 몰입한,

수많은 사람들의 절제되지 않은 욕망 충돌로 빚어진 불행으로 점철되어 왔다.

성경의 역사도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유대인의 수천 년 구약역사나 기독교 2,000년의 역사를 되돌아볼 때, 소유와 사역이 주도권을 잡을 때에는 어김없이 ‘세속화’와 ‘분열’이라는 위기들이 찾아왔다. 하나님의 은혜로 소유가 늘어나 삶이 윤택해지고, 사역이 성공적이어서 분주하고 바빠지는 그 시점이 신앙공동체 위기의 출발점이었다는 것이다.

신앙은 우리를 존재(Being) 회복의 길로 이끈다.

주님은 그 회복의 길로 이끄시려고 소유도 사역도 허락하신다.

소유와 사역은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목적과 수단의 혼돈은 위기이다.

‘자기존재의 회복’은 오늘날 우리 모두의 소망이다.

주님은 우리의 원상(原狀) 회복을 간절히 바라신다.

“내가 긍휼을 원하고 제사를 원치 아니하노라 하신 뜻이 무엇인지 배우라.

 내가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요, 죄인을 부르러 왔노라 하시니라(마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