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세계 곳곳에서 테러나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해외로 파송한 선교사들의 안전에도 비상이 걸렸습니다. 오늘은 선교사들에게 빈번히 발생되는 위기상황이나 예기치 않는 사건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 짚어보겠습니다. 스튜디오에 한국성결신문 황승영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앵커: 황 기자, 선교사들은 대개 낙후된 지역에서 사역하다보니까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가 일반인 보다 많은 데요, 선교지에서 주로 발생하는 위기상황은 어떤 것입니까?

황승영 기자-네 선교사들이 겪는 어려움은 상당히 많고, 유형도 다양한데요, 태풍 홍수 등 천재지변으로 인한 위기가 흔히 발생할 수 있고, 각종 질병과 교통사고, 강도나 폭행 등으로 인한 피해가 일반적인 위기 유형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선교지 상황이 급변하면서 테러나 납치, 인질 같은 상황도 종종 발행하고 있습니다. 각종 범법 행위와 연루된 범죄 관련 피해도 늘고 있고, 선교활동 중 민사 형사상의 문제로 고소, 고발 사건에 휘말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선교사들에게 추방이나 재입국 금지 같은 것이 가장 위협적인 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지 않아도 최근 들어 선교사 추방 소식이 자주 들립니다. 각 나라마다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고 있는 걸로 아는데 어떻게 된 겁니까?

황승영 기자-네 종교의 자유가 법적으로 제한되거나 포교나 개종이 금지된 선교지에서 추방이나 비자거부, 재입국 금지 조치가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중동 등 이슬람 국가에서의 추방은 워낙 그 뿌리가 깊고 예측 가능한 측면도 있었는데요 최근에는 중국, 인도 등에서 돌발적인 추방이 이어지고 있어 선교 계를 더욱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모든 종교행사나 모임 등을 신고하지 않으면 불법으로 처벌 받게 되는 ‘종교사무조례’가 지난 2월 시행되면서 선교사 추방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올해 성결교단 선교사 3명도 올해 추방되었는데요, 중국 당국은 앞으로 외국인의 선교활동에 대한 규제도 더욱 강화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인도도 '힌두교 우선주의'를 추구하면서 타종교 선교사들에 대한 비자발급의 장벽이 높아져 최근 몇 년 간 상당수의 선교사들이 비자 문제로 철수하거나 추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네팔도 다음 달부터 외국인이 자국민에게 전도 등 개종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법이 발효돼서 선교 여건이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됩니다.

앵커: 이렇게 되면 여러 지역에서 선교가 위축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특별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은데요?

황승영 기자-네 그렇습니다. 이렇게 추방이 계속된다면 선교가 중단되거나 위축될 수밖에 없어서 일종의 위기 관리시스템이 가동되어야 합니다. 선교사들의 추방을 대비해 사역지 이양이나 비슷한 언어와 문화권으로 선교사를 재배치 등의 조치가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습니다. 물론 추방된 선교사의 위기 후 돌봄과 치료 지원, 선교사 재교육 등의 조치도 뒤따라야 하지만 선교사들도 평소에 위기 대응력을 키워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앵커: 선교사들이 갑작스러운 위기에 잘 대처하기 위해서는 위기대처 매뉴얼이나 위기관리시스템이 잘 구축돼야 할 것 같은데 실제로는 어떻습니까?

황승영 기자 - 네, 2007년 아프간 피랍 사태 이후 ‘한국위기관리 재단’이 설립돼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매뉴얼과 책자도 발간하고 있고, 여러 위기에 대한 대처 훈련과 예방 교육도 실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서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력과 기금이 부족한 것이 문제점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갑작스런 질병, 사고를 수습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거의 없고, 긴급하게 사용할 위기 기금이 따로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앵커: 선교사의 신변 안전을 위해 외교부나 대사관, 해외공관 등의 역할도 중요하고 선교단체와 협력도 필요하지 않나요?

황승영 기자-네 그렇습니다. 한국위기관리재단과 한국세계선교협의회 등 민간단체와 해외 공관, 경찰 담당 영사와의 공조와 협력 체계를 도입됐습니다. 선교 단체들도 외교부가 보내는 해외 위기 정보도 현지 선교사와 파송 교회에 정기적으로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선교지에서 선교사가 갑작스런 사고나 범죄 사건에 휘말렸을 경우 현지 공관이나 영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합니다. 현행법으로 영사의 도움이라는 게 법률적 자문이나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어 이런 일은 현지 한인회도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앞서 여러 차례 보도된바 있는 필리핀에 억울하게 구속수감된 백영모 선교사와 같이 해외에서 범죄 피해를 입은 재외국민은 2016년 한 해만 7,800여 명으로 알려졌는데요, 백 선교사 같은 재외국민들은 현행법상 법류 서비스나 경제적 지원 대상이 아닙니다. 현재 대사관이 지원하고 싶어도 근거 법령이 없어 충분한 도움을 주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재외국민을 보호하는 법안은 현재에서 잠자고 있기 때문인데요, 정부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위기상황에서 재외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법를 만드는 것이 시급해 보입니다.

앵커-네 정부가 재외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우선시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그런데 해외에서 위험 요인이 높아지고 있는데 선교사 스스로가 이런 위기를 대비하고 헤쳐 나갈 수 있도록 안전교육을 강화하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습니까?

황승영 기자-네 맞습니다. 위기 발생 시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미리 교육받는 것은 가장 효과적인 위기예방 조치라고 전문가들은 강조합니다. 최근 억류나 납치 테러 등 선교사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일이 증가하는 추세여서 선교사 훈련과정과 선교지 정착과정에서 위기관리 교육훈련을 받은 것이 필요하고요, 위기관리 감각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앵커-선교사의 활동 영역이 확대되면서 선교지에서 겪게 될 사건사고의 가능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사고 예방과 안전을 위한 한국교회 차원의 보다 전문적이고 구체적인 대책마련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성결신문의 황승영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