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위기관리재단이 최근 서울 서초구 국민외교센터에서 진행한 ‘코로나19 위기대응 워크숍’에서 GMS 김정한 위기관리원장이 발표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코로나19 상황이 1년 반 넘게 이어지면서 선교사는 선교지의 열악한 의료 환경에서 감염 위험에 고스란히 노출됐다. 일부 국가에선 방역을 이유로 선교사가 원치 않게 철수하기도 했다.
한국위기관리재단이 최근 서울 서초구 국민외교센터에서 진행한 ‘코로나19 위기대응 워크숍’은 코로나19 상황에서 교단 선교부와 선교단체가 축적한 대응 노하우와 제2의 코로나가 발생했을 때 대처하는 방안을 공유하는 시간이었다. 워크숍에는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세계선교회(GMS), 예장통합(PCK) 세계선교부, 예장고신 총회세계선교회(KPM), 예장합신 총회세계선교회(HIS)와 GP, 인터서브, WEC, 국제복음선교회(WEM), 바울선교회, 두란노해외선교회(TIM) 등 교단 선교부와 초교파 선교단체 관계자가 참석했다.
GMS 전철영 사무총장은 기조발제에서 “코로나19로 비대면 시대가 열리면서 선교현장은 사역 중단 위기에 빠졌다. 전염병과 같은 재난에 실제적 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발생 초기 각 단체는 선교지에서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응 조직을 꾸려 대응 매뉴얼, 자가 진단 가이드라인 등을 배포했다. 고위험군이거나 선교지 상황이 심각한 선교사는 선교지 철수를 권고했고, 국내로 들어온 선교사들에게 숙소와 재정을 지원했다. HIS는 코로나19 전부터 결성한 국가별 지부회의 지부장을 위기관리 팀장으로 세워 본부와 협업했다. 인터서브는 유라시아, 아랍·아프리카, 남아시아, 동아시아·남태평양, 미주·북태평양으로 세분화해 모니터링했다.
현지 선교사와 한국의 의료진을 온라인으로 연결해 상담했다. KPM은 교단 의료기관인 고신대 복음병원과 안심상황센터를 세워 비대면 의료상담을 진행했고 한국WEC도 본부에서 사역하는 의료진, 감염내과 전문의 등과 연결해 원격의료를 지원했다.
한국위기관리재단이 최근 서울 서초구 국민외교센터에서 진행한 ‘코로나19 위기대응 워크숍’에서 GMS 김정한 위기관리원장이 발표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참석자들은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을 제안했다. GMS는 위기 상황에 신속히 대처할 수 있는 행동지침과 보고 체계를 만들고,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위기관리기금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교사 긴급철수를 위한 지침도 필요하다. 지침서는 철수원칙과 철수 결정권자, 실행방안, 이양계획서 등을 규정해야 한다.
심리적 회복 프로그램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전 총장은 “대다수 사람이 위기를 겪은 후엔 스트레스 심리 반응이 나타난다. 건강 염려는 물론 외로움, 고립감, 무력감, 불안, 우울, 공황과 신체 질환 증상, 정신 질환 악화 등을 경험한다”며 “디브리핑이나 상담 등 회복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WEM 이동수 대표도 “사역을 진행하지 못하고 집에만 머무르면 선교사들이 답답함과 불안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화상회의 플랫폼 줌으로 격주마다 만남을 갖는 정기 프로그램을 운용해 주기으로 소통했다”고 설명했다.
사역이 중단된 선교사들을 위한 대안도 준비해야 한다. 바울선교회 이성춘 본부장은 “코로나는 선교사들이 지속적으로 삶을 영위하고 사역을 감당하는 것을 흔들어 놨고, 새로운 선교지로의 이동도 제약을 받게 됐다”고 전했다. 선교사들이 선교지를 떠나야 할 경우를 대비해 리더십 이양 등을 계획하고, 영상 등 비대면 사역의 도구도 습득해야 한다.
아울러 선교 단체와 170여 개 국가에 파송된 한국인 선교사와 한인 단체, 대사관, 외국 공관 및 선교 단체와도 능동적으로 협력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워크숍과 별개로 위기관리재단은 현재 필리핀한국선교협의회(필한선협)과 함께 필리핀 현지에 산소발생기 돕기에 나선 상황이다. 현재 필리핀은 델타변이 바이러스 급증으로 많은 선교사의 감염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4명의 선교사가 코로나19로 안타깝게 사망했고, 30여명의 선교사와 가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 치료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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