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순직한 한인 선교사 가족을 위로하기 위한 예배가 25일 저녁 서울 용산구 서빙고 온누리교회에서 진행됐다.
 | | ▲코로나19 순직 선교사 가족 위로예배가 25일 서울 용산구 서빙고 온누리교회에서 드려졌다.ⓒ데일리굿뉴스 |
온누리교회가 마련한 '코로나19 순직 선교사 가족 위로 예배'에는 순직 선교사 유가족과 선교계 원로와 대표, 교단 총무 등 주요 인사들, 온누리교회 성도들이 참석했다. 이날 예배는 방역 지침을 철저히 준수한 가운데 드려졌다.
예배 현장은 엄숙했다. 고인을 떠나보낸 애통한 마음에 눈시울이 붉어져 예배 후에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한 유가족도 있었다. 참석자들은 선교사들의 죽음에 함께 슬퍼했다. 그러면서도 죽은 자에겐 천국에서의 영원한 안식을, 산 자에게는 복음의 소망과 위로가 있음을 믿으며 감사했다.
순직 선교사 유가족들은 선교에 평생을 헌신한 고인의 뜻을 이어 복음을 전하는 삶을 계속 살아내겠다고 고백했다.
"저희 아버지는 코로나19로 많이 아픈 상태였지만 소천하기 일주일 전까지 설교하셨어요. 하나님나라를 향한 열정이 넘치고, 당신이 부족해도 남에게 퍼주는 것을 기뻐하는 분이었습니다."
중국 및 중동국가 오만에서 15년 동안 사역하다 지난 7월 13일 눈을 감은 고(故) 최상운 선교사의 첫째 자녀 최주은 씨는 코로나19로 별세한 아버지를 그리워했다. 고 최 선교사는 오만에서 한글학교, 한인교회 개척 등 사역을 해오다 코로나19에 갑작스럽게 감염돼 오만의 작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 숨을 거뒀다.
주은 씨는 동생과 카타르에서 아버지의 사망 소식을 듣고 "마음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없이 장례를 치렀지만 4명의 가족이 함께 슬퍼할 수 있어 감사했다"며 "카타르로 돌아가게 되는데 아버지처럼 복음을 전하는 사람으로 살겠다"고 밝혔다.
고 최 선교사의 아내인 허윤정 선교사는 곧 아프리카 알제리로 사역지를 옮겨 선교를 이어가기로 했다.
 | | ▲코로나19 순직 선교사 유가족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다.ⓒ데일리굿뉴스 |
선교계 대표자들과 목회자들은 고인이 된 선교사들의 헌신과 희생을 기리며 유가족을 위로했다.
위로사를 전한 한정국 선교사(한국위기관리재단 이사장)는 "순직 선교사들은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말씀을 전파하다 먼저 세상을 떠났다"며 "순직자들이 남긴 못다 한 그리스도의 과업이 있다. 남은 자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충성스럽게 복음을 전하는 일들을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온누리교회 이재훈 목사는 "선교사들의 죽음은 절대 헛되지 않으며, 이는 유가족들의 믿음을 통해 사역지의 열매로 나타날 것"이라며 "하나님께서 슬픔을 이겨낼 수 있도록 도우시고, 빈자리를 통해서도 역사하실 줄 믿는다"고 위로했다.
한국위기관리재단과 온누리교회 측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순직한 한국 선교사는 이날 기준 26명으로 집계됐다. 선교사들은 교회 성도들을 돌보고, 어려운 자들을 위해 봉사하는 등 복음 전선에서 뛰다가 정작 본인이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 강대흥 사무총장은 추모 영상에서 "배우자를 잃은 어떤 선교사님이 당장 고인을 어디에 묻어야 할지 몰라 오열하는 모습을 보며 가슴이 아팠다"고 전했다.
온누리교회 측은 순직 선교사 가족을 돕고자 비전헌금 통해 6억 5천만 원가량을 모았다. 헌금은 가정별로 연령과 부양가족, 경제력 등을 고려해 지원하며, 온두라스 등 선교지와 유가족 심리 치료 지원에도 후원금을 사용할 예정이다. 또 추후 선교사 가정에 어려운 일이 생겼을 때 언제든 교회 선교부를 통해 어려움에 공감하고 돕는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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