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관리시스템, 위기에 갑자기 작동하진 않는다.”
강혜진 기자 eileen@chtoday.co.kr KCMS, ‘교회·선교단체 지도자 세미나’서 예방과 대처 논의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강혜진 기자
“심각한 안전사고가 한 번 일어나기 위해서는 동일한 원인의 작은 문제들이 29번 생기고, 위험한 징후에 노출되는 경험이 300회 정도 발생한다.”(S.W. 하인리히 법칙)
(사)한국위기관리재단(KCMS)은 29일 사랑의교회 4층 국제회의실에서 위기관리세미나를 개최했다. 최근 세월호 침몰 사고를 비롯해 국내외적으로 크고 작은 사건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열린 이날 세미나는, ‘교회·선교단체 지도자 위기관리 세미나’를 주제로 위기의 예방과 대처방안을 모색하는 자리였다.
‘위기관리의 원리와 구조의 이해’를 주제로 발표를 맡은 도문갑 목사(GMP·한국위기관리재단)는 “위기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위기관리의 핵심이고 기초”라며 “위기관리시스템은 위기가 발생한 순간에 갑자기 작동하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도 목사는 한국인들이 안전에 둔감한 이유로 ▲과정보다 결과를 우선하는 성공주의 ▲근거 없는 낙관주의(주관적 회피성) ▲재수와 운수를 중시하는 태도(액땜) 등을 들었다. 안전불감증의 근본적인 이유로 ‘길흉화복은 천명이고 액운은 통제할 수 없다’는 무속신앙과 운명론(사주팔자 중시)을 들면서, “이는 ‘대충대충’ ‘설마’ ‘요행주의’의 뿌리이고, 위기나 불행을 미리 통제하거나 관리한다는 개념이 희박하게 된 원인”이라고 밝혔다.
 (도문갑 목사)
특히 성경적인 가치관을 수용한 한국 선교사나 기독교인들은 하나님의 주권·계획·섭리를 믿음에도 불구하고, 정서나 습관화된 체질이 여전히 전통적인 운명론이나 무속신앙의 영향을 받고 있다. 소명이나 헌신의 삶은 강하지만, 지혜롭고 분별력 있게 청지기의 책무와 도덕적인 책무를 다하는 점은 약하다”고 도 목사는 지적했다.
‘위기’는 매우 다양한 정의를 포함하고 있다. 경영학자 핑크는 “위기는 결정적인 변화가 임박한 불안정한 시간 혹은 상태로, 최악의 상황이 되게 하거나 아니면 매우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게 한다”고, 아메리칸 헤리티지 사전은 “적대적인 세력이 가장 격렬하게 대응하는 시점”으로 정의하고 있다. 위기관리에 대한 양면의 진리 그렇다면 위기관리의 성경적인 근거는 무엇인가? 물론 성경에는 분명히 주님을 따르는 자의 희생과 대가가 기록돼 있다. 또한 위기에 대한 지혜로운 대처를 말씀하신 구절도 있다. 도 목사는 따라서 “우리가 성령을 따르는 실용자들이 되어야 한다. 이 세상에 확고한 보장이란 없고, 우리의 생명은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주권에 의해 통치된다. 궁극적인 보호자로서 하나님의 주권에 대한 확고한 신뢰를 고백해야 한다. 선교회가 위기를 막을 수는 없지만, 위험에 대비하는 것은 하나님께 대한 믿음과 배치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위기는 전조단계·급성단계·만성단계·해결단계 순으로 전개되며, 이러한 위기는 확인·분리·관리 등의 단계를 거쳐 관리한다. 위기의 평가 및 예측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다음과 같다. ▲조직적 위기관리의 근거와 바탕이 되며 ▲위기의 가능성을 미리 진단하고 ▲사전에 방지·회피·완화시키는 경고 지표로 사용되고 ▲조직이 위기를 관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고 ▲위기로 인한 충격과 영향력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위기를 평가하는 핵심 요소는 ▲영향력(Impact) ▲위협요소(Threat)와 개연성(Probability) ▲취약성(Vulnerability)으로, 위기의 발생 가능성과 영향력 지수에 따라 Green, Gray, Amber, Red로 구분할 수 있다. 도 목사는 선교단체들이 위기를 예측하고 대비하기 위한 정책 모델로 ▲위기의 예측 ▲위기관리 기능 조직 ▲비상계획 ▲보고체계 ▲교육 훈련 ▲비상금과 위기기금 등을, 당면한 위기를 관리하고 통제하기 위한 정책으로 ▲철수의 권한과 범주 ▲(인질) 몸값 지불, 갈취 요구에 대한 정책 ▲납치범과의 협상 ▲가족의 대피 ▲정부에 대한 통보 ▲정보의 관리 등을, 마지막으로 위기가 종결된 후 후속적인 관리 정책으로 ▲멤버 케어 ▲위기에 대한 평가와 보안 등을 제시했다. “위기관리시스템 구축의 핵심 요소는 사람” 김진대 사무총장(한국위기관리재단)은 ‘위기관리시스템의 구축 방안’을 주제로 발제했다.
김 사무총장은 “위기관리시스템은 장비·시설·조직·비용과 같은 하드웨어적인 부분과, 매뉴얼·네트워크·전문가 등 소프트웨어로 구분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즉 위기관리에 대한 인식을 갖고 있는 사람이 이미 주어진 좋은 기계 등의 인프라를 어떻게 사용하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위기를 예방할 수 있고, 또한 위기 발생 초기에 피해를 줄일 수 있고, 2~3차로 계속 가지고 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 사무총장은 위기관리시스템 핵심 요소로 ▲주체(위기관리팀) ▲방향이나 가치(위기관리정책) ▲위기를 해결해 나가는 절차를 들었다.
위기를 해결하는 구체적인 절차는 ▲위기의 승인 및 인정 ▲위기 봉쇄 ▲위기 분리 ▲위기 분석 ▲위기 관리 ▲위기 종결 후속 평가 순으로 진행된다.
이와 관련, 김 사무총장은 “위기 상황이라는 것은 시간·정보·사람의 공백이 한꺼번에 닥치는 것이기 때문에, 매뉴얼이나 인프라 등을 생각할 여유가 없다. 위기가 터지면 수많은 사람들이 관여하게 되어 있다. 기본적으로 핵심적인 현장팀을 꾸려야 하고, 프로토콜이라는 절차와 전체를 아우르는 방향과 우리 단체의 가치를 반영해서, 모두가 이 안에 머물러야 하는 정책이라는 틀을 갖고 움직여야 한다. 정책이 있고 프로토콜이 있고, 나름대로 위기를 해결해 나가는 절차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진대 사무총장)
특히 “위기나 비상사태의 경우 잘 준비된 대응은 문제를 신속히 해결하게 해 줄 뿐 아니라 피해를 최소화하게 해 준다. 반면 이 같은 준비가 부재할 경우, 위기 해결의 능력을 저해할 뿐 아니라 원래의 사태를 더욱 가중시키거나 새로운 위기 상황을 초래할 수도 있다”면서 “중대한 위기나 비상사태에 직면했을 때, 기관의 주된 목표는 임무의 지속적인 수행이며, 또한 이 목표를 최대한 생산적으로 달성하는 것임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위기의 비상사태에 대해 잘 준비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마지막으로 “의식개혁을 일으키지 않으면, 어디를 가도 위기의 형태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위기관리의 교육은 위험을 보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이다. 위기교육은 안 보이는 위험을 보도록 한다. 위험을 보는 순간에 인식이 되어서 관리로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인식이 얼마나 중요한가? 이러한 인식은 성품·경험·연륜 등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지만, 내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 때 주님을 더욱 기억하고 위험을 인식할 수 있다. 위험을 보는 것이 안전의 출발”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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