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실명, 피해 상황 등 구체적 내용 소개된 중보기도 요청, 가짜뉴스로 밝혀져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구호품 전달 등 구호활동 활발

선교사들이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가짜뉴스로 확인된 내용에 관해 대화하는 장면. 중동 A 선교사 제공

‘일가족이 사망한 000 선교사님, 000 선교사: 아드님 사망, 남편 선교사 실종, 000 선교사님: 교회 성도 22명과 일가족 5명 실종….’

최근 카카오톡 중보기도방에서 ‘방금 받은 특별기도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으로 공유된 내용이다. 선교사 실명과 피해 상황, 이들 선교사가 A선교회와 연계됐다는 구체적 내용까지 소개됐다. 이어 성금을 모금할 계획이며 성도들의 기도와 도움이 필요하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14일 국민일보 취재결과 해당 내용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카톡방에 실명으로 등장하는 B선교사는 “지난주 레바논 선교사 카톡방에서 이 내용이 공유됐다”며 “이 때문에 한국에서 지인들로부터 연락이 계속 오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튀르키예 등 현지에서는 이같은 내용이 이미 가짜뉴스로 판명됐다. 튀르키예한인사역자연합회(한사협) 소속 C선교사는 “한사협에는 A선교회에서 파송한 선교사가 없다. A선교회에 문의했는데 이런 종류의 후원을 요청한 적이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최근 카카오톡 중보기도방 등에서 공유된 내용. 국민일보 취재 결과 가짜뉴스로 확인됐다. 중동 A선교사 제공

튀르키예와 시리아를 강타한 지진 피해가 속출하면서 인명피해 상황 등을 거짓으로 전하며 모금을 유도하는 가짜뉴스도 나오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조동업 한국위기관리재단 대표는 “재해·재난 상황을 악용하는 사례는 언제나 등장한다”면서 “튀르키예 구호 현장에서 물건을 훔치고 위협 행동을 하는 이들로 인해 구호 활동이 어렵다는 보도를 접했다”고 말했다. 이어 “긴급 상황이 발생하면 선교를 빙자해 모금할 수 있는 명분이 생긴다”며 “의심스러운 내용을 접하면 공신력 있는 기관 등에 문의해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진 발생 일주일이 지나면서 교계는 구호품 전달 등 구호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국내 교계 봉사단체 가운데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한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봉사단·단장 조현삼 목사)은 지난 12일 10t 트럭 3대 분량의 구호품을 이재민에게 전달했다. 앞서 봉사단은 10t 트럭 8대 분량의 구호품을 안타키아와 이스켈데룬 주민들에게 전했다. 구호품 상자에는 올리브와 치즈, 소금, 우유, 차를 비롯해 각종 식료품과 위생용품 등이 담겨 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단원들(노란색 조끼 착용)이 지난 12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안타키아 긴급구호캠프에서 이재민들에게 구호품을 전달하고 있다.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 제공

조현삼 목사는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현지에서 구입한 구호품을 안타키아 긴급구호캠프에 풀어놓은 뒤 작은 승합차에 나눠 싣고 작은 마을로 이동해 전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 목사는 “현지에 봉사자와 구호품 모두 많이 필요하다”면서 “교인들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한국위기관리재단도 튀르키예 피해 지역에서 교회를 중심으로 구호 활동과 모금 운동을 개시했다. 15일에는 현지에 재단 선교사를 급파해 현지교회 사역자들과 동역하며 교회를 재건하고 사역자를 지원할 예정이다.